올들어 각종 강절도 범죄 증가로 한인들이 체감하는 치안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등 지역 아파트와 주택 등에서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범죄는 주로 범죄에 취약한 시니어들을 타겟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수는 경찰의 수사가 신속히 이뤄지지 않고 아파트의 경우 건물주나 관리자의 대응도 미온적인 경우도 있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최근 LA 다운타운 지역의 한인 입주자들이 많은 시니어 아파트에서 잇따른 한인 주민 도난 피해가 발생했다고 입주자들이 전했다.
11층 짜리의 이 건물에는 총 299유닛이 있으며 입주자 중 약 80%가 한인으로 추정되는데, 관리실 측에 신고 후에도 여전히 범행이 발생하고 있어 한인 입주자들이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다.
한 피해자는 무려 10만 달러의 재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를 돕고 있는 한인 제보자에 따르면 약 3주 전 이 아파트에 사는 80대 노부부가 낮시간 자리를 비운 사이 절도범이 무단 침입해 금고에 들어있던 10만 달러를 훔쳐 달아났다.
특히 이 돈은 피해 노부부가 아들의 사망보상금으로 받았던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돈으로, 피해 노부부가 불우이웃 돕기 등 선교활동 자금으로 쓰기 위해 보관해 두고 있던 돈이었다. 피해 노부부는 억울함과 분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약 1주일 전에는 80대 여성이 빈집털이로 인해 6,000달러의 피해를 당했으며, 지난 주말에는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새벽시간 현관 문고리가 부서지는 무서운 경험을 했다.
범인이 문고리를 부수고 침입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문 앞에 혹시 몰라 놓아 둔 물건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자 누군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도주한 것이다.
이 아파트에서는 2달 전 70대 남성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는 오전 시간 80대 여성 거주자가 교회를 가기 위해 집을 비운 사이 누군가 문을 따고 들어와 현금, 신분증, EBT카드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또 4개월 전에는 이 아파트에서 80대 여성이 장례비용으로 모아 둔 6,000달러와 패물을 빈집털이범에게 몽땅 도난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입주자들은 전했다.
피해자들은 전부터 이 아파트에 빈집털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었다며 수차례 민원을 넣고 보안조치를 취해 달라는 의견을 관리사무소에 전달했지만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피해만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에는 현재 1층 로비를 제외하고 거주민들이 사는 모든 층에 감시카메라가 없다.
또한 어떤 식으로든 보복 당할까 두려워 관리사무소에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하거나 언어장벽 등의 문제로 경찰에 제대로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 대응도 신속하지 않다. 한 입주자는 “경찰은 조사할 사건이 밀려 당장 해결이 어렵다는 식의 답변만 할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이어지고 더 큰 사고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 다른 입주자들과 함께 공문을 아파트 매니지먼트에 보내고 시 정부, 언론 등에 알리며 공론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일부 사건의 정황상 내부자의 소행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LA에서 털이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LA경찰국(LAPD) 자료에 따르면
2023, 1월1일부터 7월22일까지 7,993건의 빈집털이(주택, 업소, 창고 등 포함)가 발생했고 이는 2년 전보다 13.2% 증가한 숫자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1일 40대 한인 여성이 밴나이스 지역 단독 주택에서,
7월20일 27세 한인 남성이 한인타운 지역 마리포사 애비뉴 인근 단독주택에서, 또
7월19일에는 한인타운 지역 4가 인근 아파트에서 49세 한인 남성이 빈집털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